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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소식

소록도 이야기-특별한 공유(共有) 1

  • 등록자 :오은정
  • 담당부서 :운영지원팀
  • 전화번호 :061-840-0507
  • 등록일 :2020-05-27

행복을 위한 동행 보건복지부 국립소록도병원

소록도 이야기 - 특별한 공유(共有) 1

물자가 부족했기 때문에 소록도 사람들은 나눠 쓰고 아껴 쓸 줄 아는 마음을 가졌었다. 나에게 필요 없는 것이라고 함부로 없애지 않았다. 필요한 누군가에게 제공되었고 제공받은 누군가는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거나 정성을 들여 재창조하기에 이른다.

시간차가 있기는 하지만 이것은 일종의 공유이다.

소록도에는 이렇게 공유된 물건들이 꽤 있었다. 각종 목가구와 그릇, 의복, 도구들이 그렇다. 공유는 대부분 한 사람의 죽음으로부터 발생한다. 다시 말해 주변 사람들이 경제적인 측면에서 죽음을 처리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버려지는 것들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고칠 수 없을 만큼 망가지거나 마르고 닳도록 써서 효용이 없어진 것들. 그렇게 생명을 다한 물건들이 결합해 전혀 새로운 대상이 탄생하기도 했다.

이 냄비는 모두 4개의 기물로 만들어졌다. 손잡이, 뚜껑, 윗몸통, 아랫몸통이 제각각이다. 보기에는 투박하나 몸통을 연결한 방식은 매우 섬세하다. 둥글게 말린 가장자리를 일일이 펴서 다른 그릇의 입구를 감싸도록 했다. 감싸면서 생긴 자국은 빗살무늬로 남았다. 뚜껑은 원래부터 뚜껑이었겠지만 새로 만난 세트에 맞도록 재단되었고 손잡이는 적당한 위치에 고정되어 한 몸이 되었다.

새로 탄생한 냄비는 소록도의 시간을,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원래 기물을 사용하던 사람과 냄비를 만든 사람, 현재의 우리는 다른 시간을 살고 있지만 같은 물건을 통해 소록도의 시간을, 사람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다.

<등록문화재 제663호 소록도 한센인 생활유품 중 “냄비”>

등록문화재 제663호 소록도 한센인 생활유품 중 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