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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생들의 참사(1945)

원생들의 참사(1945. 8. 21.)

소록도에 조국의 해방 소식이 전해지자 원생들은 병사지대에 있는 신사를 불태우고 교도소의 죄수들과 감금실에 갇혀 있던 사람들을 모두 석방시켰다.

또한 일본인들이 떠나자 병원 운영권을 장악하기 위해 의사와 행정 직원 간에 세력다툼이 벌어져 섬 전체의 분위기가 아주 어수선하였다.

병원 운영권에 대한 투표에서 직원들에게 진 의사 석사 학은 주도권을 빼앗을 욕심으로 원생 대표 이종규에게 '운영권을 장악한 자들이 원생들의 식량과 의약품 등을 섬 밖으로 빼돌리려고 하니 이를 막아야 한다.'고 거짓 정보를 흘렸다.

자신들의 생존과 직결되는 소식을 듣자 극도로 흥분한 원생들은 몽둥이와 삽 등을 들고 직원지대 입구(경계선)에 모여 함성을 지르며 데모를 하였다.

사태가 급박해지자 직원들은 처음에는 공포탄을 쏘았다. 그러나 수많은 원생들이 계속 돌진해오자 실탄을 채워 사격하여 원생 몇 사람이 쓰러졌다. 이에 흥분한 원생 일부가 직원들 몇을 폭행하여 죽이고, 병원 운영권을 원생자치회에 넘기라며 직원지대에 쳐들어가자고 하였다.

이에 직원들은 고흥 치안유지대에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다음 날 원생들과 협상을 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무장한 직원들과 치안유지대는 협상을 하기 위해 나온 원생 대표들을 결박하여 모두 사살해 버렸다. 또한 각 마을에 있는 원생 간부들을 찾아내 대창으로 찔러 죽이고 총으로 사살하여 치료본관 앞, 장작을 쌓은 모래사장 구덩이에 송탄유(松炭油)를 붓고 시신 전부를 불태워 버렸다. 또한 배로 식량을 실려 나갔다 돌아오는 원생 간부들도 바다에까지 나가 사살하였다.

이 사건으로 90명의 각 마을 대표 원생 중 84명이 희생되고 6명만이 간신히 살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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